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 진짜일까?

by 블하이 2025. 4. 16.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본다면

 

“역사는 반복된다.”

 

이 말은 너무 자주 들려서 이제는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이 문장을 다시 듣게 된다. 진짜로 역사는 반복되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억지로 과거와 연결 지으려는 걸까?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 진짜일까?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 진짜일까?

 

 

 

1. 이 말의 출처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종종 독일 철학자 헤겔 또는 마르크스의 말로 인용된다. 정확히는 마르크스가 한 말이 더 가까운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

 

즉, 동일한 사건이 똑같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유사한 구조와 흐름이 되풀이된다는 의미다. 인간이 가진 본성과 사회 시스템의 한계가 반복을 불러오는 구조라는 것이다.

 

 

 

2. 반복된 역사, 진짜 사례들

(1) 경제 위기의 패턴
1929년 대공황과 2008년 금융위기는 그 시기와 배경은 다르지만 본질은 유사하다. 과도한 신용 확대, 거품 형성, 그리고 그것이 붕괴되며 찾아온 위기. 정부의 대응 방식까지도 당시와 흡사하게 ‘양적 완화’, ‘금리 인하’가 반복됐다. 결국 사람의 탐욕과 시장의 비이성적 낙관이 낳은 결과라는 점에서 역사의 반복이라 볼 수 있다.

 

(2) 제국의 흥망성쇠
로마 제국, 당나라, 고려, 조선, 오스만 투르크… 어떤 제국도 영원하지 않았다.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고, 부패가 만연하고, 민심이 이탈하면 결국 무너진다. 지금의 강대국들 또한 이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의 정치 분열이나 중국의 통제 시스템을 보면, 누군가는 “이미 반복의 시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고 말한다.

 

(3) 정치적 극단주의의 재등장
20세기 초 유럽은 극단주의가 번성한 시대였다. 나치즘, 파시즘, 공산주의 혁명 등은 당시 경제 불안과 민심의 혼란을 바탕으로 급속히 퍼졌다. 최근 몇 년간 세계 곳곳에서 등장하는 극우 정치와 포퓰리즘 역시, 불안한 경제와 불신의 정치 환경에서 출발했다. 과거를 알면 현재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3. 반복되지 않는 것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역사가 단순 복사-붙여넣기처럼 반복되는 건 아니다. 기술과 사회 인식의 발전은 분명 과거와 다른 궤도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산업혁명은 노동 착취와 환경 파괴를 동반했지만, 21세기의 기술 혁신은 적어도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병행되고 있다.

 

또한, 과거엔 전쟁이 국제 정치의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핵 억지력과 국제기구의 존재로 인해 직접적 무력 충돌은 줄어들었다. ‘전쟁은 반복된다’는 말이 과거에는 진리였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이유다.

 

 

 

4. 반복을 피할 수 있는가?

만약 역사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과거에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를 통해 어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를 알면 우리는 같은 실수를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은 잊는다. 시간이 지나면 교훈은 흐릿해지고, 결국 같은 함정을 또 밟는다.

 

교육이 중요한 이유, 기록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반드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아도 되지만, 그렇게 되려면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고 질문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어디쯤 와 있는가?”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절반의 진실이다. 구조와 본질은 반복되지만, 그 방식과 맥락은 언제나 다르다. 반복되지 않기 위해선, 반복의 패턴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갈등, 경제 위기, 기술 변화는 모두 과거에도 비슷한 형태로 존재했다. 차이는, 이번엔 우리가 과거에서 배운 교훈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반드시 똑같이 되풀이되진 않는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결국 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