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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판 주 4일제? – 성균관 유생들의 스케줄

by 블하이 2025. 4. 17.


“주 4일 근무제”는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놀랍게도 조선시대 최고 엘리트들이 모였던 성균관에서는, 이미 4일만 ‘공식 수업’을 듣는 체제가 존재했다. 과연 500년 전 유생들은 어떤 생활을 했을까?

 

 

 

조선판 주 4일제? – 성균관 유생들의 스케줄
조선판 주 4일제? – 성균관 유생들의 스케줄

 

 

 

1. 성균관은 어떤 곳이었나?

성균관은 고려 말부터 조선 시대까지 운영된 최고의 국립 교육기관이다. 쉽게 말하면 오늘날의 서울대이자, 고시 학원이며, 동시에 고시원 기숙사 역할까지 했던 곳이다. 이곳에 입학한 유생들은 관리(관료)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성균관에 들어간다는 건 곧 출세의 길로 들어선다는 의미였고, 그만큼 그곳의 생활은 남다르게 체계적이었다.

 

- 성균관 유생들의 일주일
성균관에서는 유생들의 학습 일정을 주 4일 체제로 운영했다. 조선시대의 공식 행정력인 '관부력'에 따라, 매주 4일(초하루, 초열흘, 보름, 스무 날 등 10일 단위 날짜) 에 수업이나 시험이 있었다. 이를 ‘강일(講日)’이라고 불렀고, 이날은 반드시 출석해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나머지 날들은 ‘휴강일’이 아니라, 자율 학습과 독서, 토론, 휴식, 그리고 개인 수행의 시간이었다. 형식적인 수업이 없었을 뿐, 오히려 이 시간에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2. 하루 스케줄은?

새벽: 도열 후 조례(朝禮). 해가 뜨기 전 모두 모여 예를 올리고 하루를 시작함.

오전: 강독(강의) 및 경전 암송.

점심: 공양(식사). 채식 위주의 단출한 식사.

오후: 독서, 자습, 혹은 논어, 맹자 등의 경전 시험.

저녁: 자유 시간. 하지만 대부분 자습이나 묵상, 성찰의 시간으로 보냄.

 

사실상 하루 12시간 이상 학문에만 몰두했으니, 수업일이 적다고 해서 결코 여유롭진 않았다.

 

 

 

3. 자율과 책임의 균형

성균관 유생들의 스케줄은 ‘주 4일 수업’이었지만, 이것이 곧 ‘주 4일 근무’나 ‘주 3일 휴식’은 아니었다. 오히려 개인의 자율성에 맡기되, 그만큼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해야 했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조선의 유생들은 비판적 사고, 논술 능력, 토론 역량을 자연스레 키울 수 있었다. 상명하복이 아닌, 자기 판단을 통해 움직이는 리더가 양성되는 구조였던 셈이다.

 

 

 

4. 현대인의 미라클 모닝보다 앞섰다?

오늘날 ‘미라클 모닝’이라 불리는 자기관리 루틴이 있다. 새벽에 일어나 명상하고, 글을 쓰며, 운동하고, 독서하는 습관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하루 역시 비슷했다. 해 뜨기 전부터 기상해 예를 갖추고, 경전을 읽고, 묵상하는 삶. 그들의 하루는 철저히 자기 수양과 학문 중심이었다.

현대인의 ‘워라밸’은 노동과 휴식의 분리지만, 유생들에게는 학문과 삶의 경계가 없었다. 학문이 곧 인생이고, 수양이 곧 일상이었다.

 

 

 

5. 조선판 주 4일제에서 배울 점

단순히 수업 횟수가 적다는 점만 보면 ‘조선판 주 4일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짜 배워야 할 점은 그들의 자율성과 내면의 자기 주도성이다. 강제되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했고, 성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했으며, 긴 시간 집중하는 힘을 길렀다.

 

오늘날 우리도 ‘주 4일제’를 꿈꾸지만, 진짜 중요한 건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다. 시간의 양이 아니라, 쓰는 방식이 삶을 결정한다. 500년 전 유생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