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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삼국지일까? 진짜 삼국은 몇 개였나

by 블하이 2025. 4. 11.


위·촉·오만 있었던 게 아니다… 역사와 소설 사이의 간극

고전 소설 『삼국지연의』는 한국과 중국에서 수많은 팬을 보유한 역사 콘텐츠다. 유비, 관우, 조조, 제갈량 등 캐릭터가 등장하는 이 장대한 서사는 ‘삼국시대(三國時代)’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시기를 단순히 ‘삼국’으로만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단순화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삼국지의 무대였던 3세기 중국은 세 나라만 존재했던 시기가 아니며, 정치적으로도 더 복잡한 상황이었다.

 

 

 

‘삼국지’는 삼국지일까? 진짜 삼국은 몇 개였나
‘삼국지’는 삼국지일까? 진짜 삼국은 몇 개였나

 

 

 

‘삼국지’의 삼국은 누구인가?

보통 ‘삼국’이라 하면 위(魏), 촉(蜀), 오(吳)를 의미한다.

위(조조)는 후한의 정통을 계승했다 주장하며 북방을 장악했고,

촉(유비)는 황실 후손임을 내세우며 서쪽에서 기반을 다졌다.

오(손권)는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했다.

중국 역사서 『삼국지』(진수, 3세기 후반 저술)는 이 세 나라를 중심으로 편찬됐다. 이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이 시기를 ‘삼국시대’로 부르지만, 실제 당시 중국에는 이들 외에도 여러 정치 세력이 존재했다.

 

 

 

실제 ‘국가 수’는 셋 이상?

삼국 시대 전후로 중국 땅에는 다양한 세력이 난립했다.
대표적인 예가 황건적의 반란, 동탁 정권, 그리고 원소·원술 등의 군벌 세력이다. 이들은 비록 ‘국가’로 공인되진 않았지만, 당시 실질적인 정치 권력을 행사한 지역 정권이었다.

또한 『삼국지연의』가 묘사하는 시기는 후한 말기부터 서진 통일까지의 약 100년으로, 삼국의 형성 전후로는 엄밀히 말해 ‘군웅할거’의 시대였다.

더 나아가 후한의 명목상 황제를 옹립했던 조조의 위나, 정통성을 주장한 촉한 모두 진짜 황실 계승자인가에 대한 논란도 존재한다. 촉한을 계승한 서진이 위나라를 계승한 것처럼 역사를 편찬한 점도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삼국지는 ‘연의’, 곧 문학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삼국지』는 진수의 역사서가 아니라, 14세기 나관중이 쓴 소설 『삼국지연의』다.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되, 등장인물의 성격과 사건의 흐름을 드라마틱하게 각색했다. 그 결과 촉한(유비 정권)이 정의롭고, 위(조조 정권)는 냉혈한으로 그려졌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이 같은 구도는 훨씬 모호했다.

실제로 정사(正史)에서 조조는 유능한 정치가이자 제도 개혁가로 평가받으며, 유비는 현실 정치에서 비교적 열세였던 지역 군벌 중 하나로 분류된다.

 

 

 

왜 '셋'만 기억되는가?

‘삼국’이라는 단어가 강력하게 각인된 데에는 이야기의 구조적 단순함이 작용했다.
삼각 구도는 드라마틱한 긴장과 균형을 만들기에 유리하며,
삼분지계(三分之計), 삼고초려(三顧草廬) 등 ‘셋’이라는 숫자가 반복되는 내러티브는 독자 기억에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명·청 시대 이후 『삼국지연의』가 국민 교양서처럼 자리 잡으면서, 역사적 실상보다 문학적 해석이 더 강한 영향을 미치게 된 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삼국지’는 정사(正史)가 아니다

‘삼국지’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이는 정확한 역사적 용어가 아니라 후대의 문학적 구성에 가깝다.
실제의 삼국 시대는 위·촉·오 세 나라 외에도 다양한 세력과 권력의 경쟁이 있었으며, 소설은 그 일부를 극적으로 단순화해 전달했을 뿐이다.

 

역사가 단순히 승자의 기록일 수 있듯, 문학은 때로 진실을 왜곡하지 않지만, 본질을 생략한다.
‘삼국지’는 역사라기보다, 역사에 기반한 이야기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