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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에 나오지 않는 ‘비주류 영웅’ 이야기 역사책을 펼치면 늘 비슷한 이름들이 나옵니다. 왕, 장군, 정치가, 혹은 승리자들. 하지만 역사의 진짜 주인공은 그늘진 곳에서 싸운 이들이 아닐까요? 오늘은 주류 서사에 잘 담기지 않았지만, 묵묵히 시대를 바꾼 ‘비주류 영웅’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들은 기록보다 기억되어야 할 인물들입니다. 1. 여성 독립운동가, 남자현독립운동사 하면 흔히 유관순을 떠올리지만, 남자현(南慈賢)은 보다 과감하고 급진적인 행동으로 이름을 남긴 인물입니다. 1895년생으로, 만주에서 항일투쟁에 참여하며 일본 고위 관리를 암살하려 했던 여성 독립운동가입니다. 그녀는 한 손엔 권총, 다른 손엔 단두대 각오를 품고 살았습니다. 일본군에게 체포된 후에도 “나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죽음을 각오했다”고 당당히 말하죠. 하지만.. 2025. 4. 18.
같은 사건, 다른 기억 – 동아시아 삼국사 비교 역사는 과거의 사실을 기록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처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적으로 얽혀 있는 나라들은 같은 사건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곤 하죠. 오늘은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 몇 가지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삼국이 어떻게 다르게 해석하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1. 임진왜란 – 누구의 전쟁이었나?한국: 임진왜란은 명백히 ‘왜군의 침략’입니다. 조선이 외세에 맞서 싸운 민족 수호의 전쟁으로 기억되며, 이순신 장군의 활약은 전 국민이 아는 영웅 서사입니다.일본: 일본에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출병' 혹은 '임진정유의 역'으로 불립니다. 이 전쟁은 일본 통일 이후 대륙 진출의 야망으로 해석되며, 히데요시의 무모함과.. 2025. 4. 18.
패션으로 본 조선: 한복에도 유행이 있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다 똑같은 옷만 입고 살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지금처럼 SNS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조선에도 확실한 패션 트렌드가 있었다. 한복은 단순한 전통 의상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의 ‘스타일’이자 ‘사회적 언어’였다. 1. 한복, 그 자체가 신분증조선시대의 옷차림은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신분과 계급, 성별, 나이를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 예를 들어 양반과 평민의 옷감부터 달랐고, 여인이 머리에 쓰는 족두리나 가체, 치마 길이 하나하나가 모두 ‘나를 설명하는 정보’였다.즉, 조선 사람들은 옷을 통해 “나는 누구다”를 말하고 있었고, 그 안에서도 ‘멋’은 분명 존재했다. 2. 조선에도 유행이 있었다?그렇다. 시대별로 유행이 변했다. 마치 지금의 Y2K, 미니.. 2025. 4. 17.
조선판 주 4일제? – 성균관 유생들의 스케줄 “주 4일 근무제”는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놀랍게도 조선시대 최고 엘리트들이 모였던 성균관에서는, 이미 4일만 ‘공식 수업’을 듣는 체제가 존재했다. 과연 500년 전 유생들은 어떤 생활을 했을까? 1. 성균관은 어떤 곳이었나?성균관은 고려 말부터 조선 시대까지 운영된 최고의 국립 교육기관이다. 쉽게 말하면 오늘날의 서울대이자, 고시 학원이며, 동시에 고시원 기숙사 역할까지 했던 곳이다. 이곳에 입학한 유생들은 관리(관료)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성균관에 들어간다는 건 곧 출세의 길로 들어선다는 의미였고, 그만큼 그곳의 생활은 남다르게 체계적이었다. - 성균관 유생들의 일주일성균관에서는 유생들의 학습 일정을 주 4일 체제로 운영했다. 조선시대의 공식 행정력인 '관부력'.. 2025. 4. 17.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 진짜일까?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본다면 “역사는 반복된다.” 이 말은 너무 자주 들려서 이제는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이 문장을 다시 듣게 된다. 진짜로 역사는 반복되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억지로 과거와 연결 지으려는 걸까? 1. 이 말의 출처는?“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종종 독일 철학자 헤겔 또는 마르크스의 말로 인용된다. 정확히는 마르크스가 한 말이 더 가까운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 즉, 동일한 사건이 똑같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유사한 구조와 흐름이 되풀이된다는 의미다. 인간이 가진 본성과 사회 시스템의 한계가 반복을 불러오는 구조라는 것이다. 2. 반복된 역사,.. 2025. 4. 16.
고려는 왜 조선을 못 막았을까? 체력 고갈 왕조의 말로한 왕조가 천 년을 지속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천 년 왕조의 끝은 대개 조용하지 않다. 고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유교 이상에 불타던 신진사대부가 조선을 세운 것이 단순한 ‘쿠데타’였다고 보기엔, 고려 자체가 이미 너무 지쳐 있었다. 조선을 막지 못한 고려의 말기, 그 허약한 현실을 들여다보자. 몽골과의 전쟁, 그리고 그 후유증고려는 13세기 무려 30년간 몽골과 싸웠다. 끝내 항복하며 원나라의 부마국(駙馬國)이 되었지만, 대가도 컸다. 왕실은 원의 사위국으로 살아남았지만, 민중은 피폐했고, 군대는 탈진했고, 귀족 사회는 더 이상 단결되지 못했다. 겉으론 유지된 체제였지만 속은 곪아가고 있었다. 특히 몽골과의 전쟁은 국방 체계의 전면 붕괴를 불러왔다. 고려 군대.. 2025.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