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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판 주 4일제? – 성균관 유생들의 스케줄 “주 4일 근무제”는 현대인들에게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놀랍게도 조선시대 최고 엘리트들이 모였던 성균관에서는, 이미 4일만 ‘공식 수업’을 듣는 체제가 존재했다. 과연 500년 전 유생들은 어떤 생활을 했을까? 1. 성균관은 어떤 곳이었나?성균관은 고려 말부터 조선 시대까지 운영된 최고의 국립 교육기관이다. 쉽게 말하면 오늘날의 서울대이자, 고시 학원이며, 동시에 고시원 기숙사 역할까지 했던 곳이다. 이곳에 입학한 유생들은 관리(관료)가 되기 위한 준비를 했다. 성균관에 들어간다는 건 곧 출세의 길로 들어선다는 의미였고, 그만큼 그곳의 생활은 남다르게 체계적이었다. - 성균관 유생들의 일주일성균관에서는 유생들의 학습 일정을 주 4일 체제로 운영했다. 조선시대의 공식 행정력인 '관부력'.. 2025. 4. 17.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 진짜일까? 과거와 지금을 비교해본다면 “역사는 반복된다.” 이 말은 너무 자주 들려서 이제는 진부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의 입을 통해 이 문장을 다시 듣게 된다. 진짜로 역사는 반복되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억지로 과거와 연결 지으려는 걸까? 1. 이 말의 출처는?“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종종 독일 철학자 헤겔 또는 마르크스의 말로 인용된다. 정확히는 마르크스가 한 말이 더 가까운데, 그는 이렇게 말했다.“역사는 한 번은 비극으로, 한 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 즉, 동일한 사건이 똑같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유사한 구조와 흐름이 되풀이된다는 의미다. 인간이 가진 본성과 사회 시스템의 한계가 반복을 불러오는 구조라는 것이다. 2. 반복된 역사,.. 2025. 4. 16.
고려는 왜 조선을 못 막았을까? 체력 고갈 왕조의 말로한 왕조가 천 년을 지속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하지만 천 년 왕조의 끝은 대개 조용하지 않다. 고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유교 이상에 불타던 신진사대부가 조선을 세운 것이 단순한 ‘쿠데타’였다고 보기엔, 고려 자체가 이미 너무 지쳐 있었다. 조선을 막지 못한 고려의 말기, 그 허약한 현실을 들여다보자. 몽골과의 전쟁, 그리고 그 후유증고려는 13세기 무려 30년간 몽골과 싸웠다. 끝내 항복하며 원나라의 부마국(駙馬國)이 되었지만, 대가도 컸다. 왕실은 원의 사위국으로 살아남았지만, 민중은 피폐했고, 군대는 탈진했고, 귀족 사회는 더 이상 단결되지 못했다. 겉으론 유지된 체제였지만 속은 곪아가고 있었다. 특히 몽골과의 전쟁은 국방 체계의 전면 붕괴를 불러왔다. 고려 군대.. 2025. 4. 16.
역사 속 단 한 줄로 남은 여성들 –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역사책을 펼치면 수많은 이름들이 등장합니다. 왕과 장군, 개혁가와 학자들. 그러나 그 대다수가 ‘남성’입니다. 여성들은 어떤가요? 간혹 이름 한 줄, 혹은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라는 짧은 수식어로 등장할 뿐입니다. 단 한 줄로 끝나는 그 기록 뒤에, 그녀들의 삶은 없었을까요?사실, 그 짧은 한 줄은 침묵이 아니라, 침묵을 강요당한 서사입니다. 오늘은 역사 속 ‘단 한 줄의 여성들’에 대해, 그들의 이름 너머에 있었을 법한 이야기를 조심스레 펼쳐보려 합니다. “세조의 비, 정희왕후”정희왕후는 보통 이렇게 소개됩니다. “세조의 비이며, 성종의 할머니.” 하지만 정희왕후는 단순한 ‘왕비’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세조 사후 20여 년간 실질적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 ‘섭정의 여인’이었습.. 2025. 4. 15.
조선시대에도 ‘야근’이 있었다는 사실, 아시나요? “오늘도 야근이네…”현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내뱉었을 말입니다. 하지만 혹시 알고 계셨나요? 조선시대에도 지금으로 치면 ‘야근’이라 부를 수 있는 일이 존재했다는 사실을요. 조선의 관료, 서리(書吏), 그리고 궁궐의 사람들까지. 오늘날의 직장인처럼, 때로는 밤을 새워가며 일했던 기록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해 지면 퇴근? 조선은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흔히 우리는 조선시대를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쉰다’는 자연 리듬의 시대라고 상상합니다. 실제로 일반 백성들의 삶은 그랬습니다. 해가 지면 불빛도 부족했기에 대부분의 농민이나 상인들은 자연스레 하루를 마감했습니다.그러나 조정에서 일하는 관리, 특히 궁궐 안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왕의 지시에 따라 야심한 밤에도 보고서를 작성하.. 2025. 4. 15.
왕이 사라진 후에도 조선은 계속됐다 – 대한제국 이후의 삶들 1907년, 고종이 강제 퇴위당하고 1910년, 결국 대한제국은 일제로부터 병합당하며 공식적으로 사라졌습니다. 조선 왕조 500년의 맥을 잇던 마지막 국가, 대한제국이 그렇게 막을 내린 것입니다. 하지만 ‘나라’가 사라졌다고 해서 삶까지 멈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궁궐 바깥, 평범한 백성들의 일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조선의 끝, 근대의 시작조선이라는 이름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스스로를 "조선 사람"이라 불렀습니다. 행정적으로는 ‘조선총독부’라는 새로운 체계가 들어섰지만, 문화와 언어, 의식 속에서는 여전히 조선의 정서가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양반과 상민, 노비라는 신분 제도는 폐지되었지만, 그것이 곧바로 평등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 아래 또 다.. 2025. 4. 15.